어지러운 22년 근로 회고

지금 상태는 기운도 없고, 혼란스러워서 마음이 힘들다. 그렇지만 자기 전에 뭔가 쓰고 싶어서 주절주절 쓰는 짧은 글이다.

성장한

2월에 그린랩스에 입사했다. 처음으로 ReScriptRelay 를 사용하게 되었고, 2주 간의 부트캠프를 거쳐 프로젝트도 여럿 진행했다.

프론트엔드 직무를 처음 시작하는 것이었고, TypeScript 를 현업에서 사용해 본 적도 제대로 공부한 적도 없었기에 강타입 언어인 ReScript를 사용하면서 공부도 필요했고, 많이 배웠다.
(역량이 부족해서 흡수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지만, 여전히 부족하지만 그래도 성장했다.)
회사에 페어프로그래밍 문화가 있어 훌륭한 동료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도 줄 수도 있는 환경도 좋았다.

좋은 기회로 System.out.Girls - 실수해도 괜찮아!, FECONF2022 - ReScript 같이 해요, 소주콘 Shot 1 : 진로 빨간 뚜껑 - 좋은 질문은 좋은 대답을 만든다. with relay 3개의 발표도 했다.

결론은 그린랩스 동료 개발자분들과 같이 일하면서 성장했음이 분명하다. (코드리뷰 항상 고맙습니다.)

아쉬운

팜모닝에서 웹 피쳐를 많이 만들고, 파미에서 글로벌 서비스의 웹뷰를 담당하는 앱도 만들어보고, rescript-bindings라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업무 강도와 상관없이 일을 할 때만큼은 항상 즐거웠다.

그렇지만 되돌아보면 아쉬움이 남는 것은 나는 제품에 애착을 갖는 사람이지만 제품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굉장히 작았다는 것이다. PoC를 빠른 기간 내에 계속 생산해낼 뿐 고도화 작업을 해보지 못한 것이 제일 나를 아쉽게 만드는 요소일 것이다.

열심히 만들어서 배포한 후에 OKR이 바뀌어서 우선순위가 바로 밑으로 내려가는 것을 겪다 보니 허무하다는 감정이 들어서 번아웃이 오기도 했다. (멘탈이 약해서 더 쉽게 무너지는 것일 수도 있다.)

내 탓을 하자면 재택을 하기 때문에 기획자분들과 즉각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탓일 수도 내가 더 적극적이지 못했던 것일 수도. 글쎄 모르겠다.

적지 못한 것들은 대나무숲에서 소리 한 번 지르고 싶다.

혼란한

기사가 많이 나가서 얘기할 수 있지만 회사에서 이번에 희망퇴직을 받았다.
20대에 희망퇴직을 겪어보다니... 허! 어이가 없었다.

처음 공지를 들었을 땐 슬펐고, 그다음 날은 화가 났고, 그다음 날은 멍했다.
술을 거의 안 마시는 데 술이 마시고 싶어서 처음으로 친구에게 호프집을 가자고 해봤다.

갑자기 억울한 마음이 밀려와서 홧김에 이직을 하겠노라 선언했다. 그래서 서류도 이곳저곳 넣고, 과제도 제출한 곳도 있었다.
이직 준비가 전혀 안 되어있었고, 과제를 하는데 평소에 쓰던 스택이 아니니 손에도 안 익고, 마음이 혼란스러워서 뭘 하든 집중이 안 되었다.

며칠이 지나고 진정이 되니까 다른 분들의 얘기도 들리고, DM도 보고, 현실도 바라보고, 고민도 하고 결국 이직을 하지 않겠노라 결심했다.
아직 더 해보고 싶은 것들이 있고, 더 배우고 싶은 것들이 있고, 더 성장할 수 있어서도 있지만 제일 큰 이유는 좋은 동료분들과 일하는 이 환경을 놓고 싶지 않았다.

사실 그럼에도 외부 요인들로 혼란스럽다. ~매일 대체 왜 내게 이런 시련이 온걸까를 100번 정도 되뇌이는 거 같다.~

TMI) 미래가 불확실하다보니 이사를 어디로 가야할 지도 고민하느라 정말X100 머리가 아프다. 대전에 계속 있자니 출근도 힘들어지고, 만약 다음 행선지가 서울이라면 결국 이사를 가야할텐데 하지만 서울엔 월세가 비싸고, 집을 구하러 가기도 힘들고, 친구도 없고...

행복한

앞으로 행복한 일들만 생겼으면 좋겠다.

막성 적고 나니 글이 되게 우울한데 그에 반해 지금 굉장히 의욕적으로 일하고 배우고 있다. 아자아자 힘내자~

헛소리

아무것도 신경 쓰고 싶지 않다. 내 선택 하나하나가 중요한 게 너무 괴롭다. 그냥 다 드롭하고 산에 들어가서 살고 싶다. 세상이 요지경이다.